커뮤니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친구 두 명이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처음 친구의 유방암 소식을 들은 게 7년 전이었다. 당시엔 어떻게 그 나이에 암이라는 게 생길 수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 그로부터 2년도 안 돼 또 다른 친구가 유방암 수술을 했다. 유방암은 이렇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다행히 모두 조기 발견해 지금은 건강하지만 이 경험은 내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피해왔던 여성암 검진을 매년 받으려고 하니 말이다. 사실 여성암 검진은 그 과정이 대략 난감한 것이어서 선뜻 나서기 싫었는데 말이다. 게다가 평소 ‘사생유명(死生有命·사람이 죽고 사는 일은 하늘에 달렸다)’이 어떻고 하던 터라 나 스스로 생사 문제엔 덤덤한 줄 알았는데, 이러고 나서는 걸 보면서야 내가 이토록 생(生)에 애착이 강한지 깨닫기도 했다.

 지난주 앤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방 절제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그녀가 병을 예방하는 방법은 독창적이었다. 이는 그녀의 어머니가 유방암으로 투병하다 56세에 사망하는 과정을 보았고, 유전자 검사 결과 본인도 유방암 확률이 87%나 됐으며, 아이들에게 암으로 고생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동기가 작용해 이루어진 선택이라고 했다. 그리고 곧 자궁절제수술도 받겠단다.

 이에 ‘졸리의 담대한 메시지’라는 등의 찬사가 쏟아진다. 국내 의학계에서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위험 유전자를 발견하고 선제적 수술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등 옹호 발언이 나온다. 사실 졸리의 유방절제술은 여성들에게 두 가지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나는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유방암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 또 하나는 졸리의 가슴은 뭇 남성 관객들에게 섹스어필하는 에로틱한 가슴의 대명사였는데, 이렇게 남성 팬에게 의미 있었던 ‘관상용 가슴’을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잘라버렸다는 데서 오는 통쾌함을 선사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때문에 그녀의 선택이 지나치게 찬사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데 발병하지 않은 병의 예방을 위해 멀쩡한 신체 부위를 잘라내 버린다는 게 미화할 만한 일일까? 물론 누구나 생사 문제 앞에선 우아함이나 편의는 잠시 내려놓아도 좋을 만큼, 살고자 하는 욕망은 강렬하다. 다만 나는 이 대목에서 인간다운 삶과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몸을 대하는 예의에 대해 생각한다. 그와 함께 생각나는 명제는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것이다. 병들 가능성이 있는 신체 부위를 다 떼어내도 사람은 결국 죽는다. 물론 졸리의 선택은 존중한다. 그저 바라는 게 있다면 이를 기회로 유전자 검사니 선제적 수술이니 하는 ‘의료 마케팅’의 현혹이 너무 무성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양선희 논설위원

기사 본문 -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1583036&cloc=olink|article|default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글쓴이
공지 자유게시판 2014.09.21 55314 [레벨:409]22대웹관리자_노천명
공지 중국 생활 안전 수칙 [4] 2013.03.16 77942 [레벨:352]20대회장_성유리
246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Wash U) 2023.01.21 2551 [레벨:259]공맵
245 [1마력의 1일 1사설] - [매일경제] "개성공단 생명력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다" 2013.04.29 2550 [레벨:379]허진규1마력
244 [1마력의 1일 1사설] - [서울신문] "군필자 보상, ‘조윤선 해법’ 검토할 만하다" 2013.03.13 2548 [레벨:379]허진규1마력
243 카톡이 안되여 ㅠㅠ 2014.08.08 2547 [레벨:409]22대웹관리자_노천명
242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731부대까지 동원한 아베의 극우 망동" 2013.05.15 2546 [레벨:379]허진규1마력
241 국제학교 학업성취도 평가시험 맵 테스트 ’MAP Test’ 2023.08.14 2545 [레벨:259]공맵
240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웃통까지 벗고 나선 그녀들이 외치는 것은" 2013.05.01 2544 [레벨:379]허진규1마력
239 꿀팁. 일반인 쉽게 따먹는 방법 2023.06.06 2543 [레벨:3]이원성
238 5월 메가박스 칭화대 학생만 할인! 보고있나 북대! ㅋㅋㅋ 아이언맨 3, 3D가 30원!!! [6] file 2013.05.02 2537 [레벨:0]이정우
237 공맵 유학 입시 클래스 수강하고 현금 캐시백까지 놓치지 마세요! 2023.03.08 2531 [레벨:259]공맵
236 [원익그룹] 2022년 원익그룹 9기 신입공채 (03/10(목) ~ 03/21(월)) 2022.03.11 2531 [레벨:55]NHR
235 11월 12일 청화미대에서 프리마켓을 엽니다 [12] 2012.11.07 2531 [레벨:34]조영우
234 익명게시판에 관한 개인적 생각? [3] 2014.05.21 2528 [레벨:391]정태호
233 [1마력의 1일 1사설] - [한국경제] "불공정 일삼는 인터넷 포털 규제 당연하다" 2013.07.05 2528 [레벨:379]허진규1마력
232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숭례문이 애원한다 다시는 작은 불씨 큰 화마로 키우지 말라고" 2013.05.06 2528 [레벨:379]허진규1마력
231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 분수대] "6·25 경험자 760만 명 미경험자 4040만 명 그래서 역사교육이 필요하다" [1] 2013.06.25 2527 [레벨:379]허진규1마력
230 미국대입검정고시 GED(General Educational Development Test) 2023.03.23 2520 [레벨:259]공맵
229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국민연금 지급보증, 국가부채 늘리지 말아야" [1] 2013.04.25 2519 [레벨:379]허진규1마력
228 05학번 졸업생입니다. 성적증명서랑 졸업증명서(학위증명) 어떻게 띠어야 하나여 [2] 2014.05.03 2516 [레벨:0]양윤정
227 국제 공인 교육과정 IB란? (feat. 2023년 IB 시험일정) 2023.04.03 2514 [레벨:259]공맵
226 혈액형 선호도 [6] file 2012.11.20 2510 [레벨:492]이상효
225 [1마력의 1일 1사설] - [서울경제신문 - 더블클릭] "신상털기" 2013.05.24 2508 [레벨:379]허진규1마력
»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멀쩡한 유방 절제하고 유방암 공포 극복한 앤젤리나 졸리의 선택" 2013.05.22 2507 [레벨:379]허진규1마력
223 IC 카드 분실하신분. [1] 2014.05.13 2504 [레벨:8]박정호
222 여러분이 잘 모르는 大礼堂! 유일한 사진! [2] file 2013.04.10 2504 [레벨:0]이정우
221 드래곤 플라이트’의 고득점 비법 [4] 2012.11.02 2504 [레벨:492]이상효
220 文化素质讲座 [5] 2012.10.29 2504 [레벨:113]이기쁨
219 안녕하십니까,제 23대 한국유학생회를 이끌어갈 여발군 입니다. 2015.05.14 2503 [레벨:366]제23대학생회장여발군
218 ip 접근 제한좀 풀어주세요~ [2] 2012.11.23 2500 [레벨:250]컴공09민준
217 [무료Live] 공맵 2월 온라인 진로멘토링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신청(~2/24) 2023.02.20 2499 [레벨:259]공맵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