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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작년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것만도 무척 큰 폭이며 이제는 정부가 나설 차례"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김 총재는 "한국 원화는 미국ㆍ일본 화폐처럼 기축통화도 아닌데 어디까지 가란 말이냐"고 했다.

통화이론 관점에서 보면 금리를 인하하는 목적은 투자나 소비에 도움을 줘 경제 활력 회복에 기여하자는 것이다. 현재 금리를 0.25%포인트를 낮춰 2.5%로 인하해본들 투자가 늘어나리란 보장은 없다. 대기업들이 유보금 110조원을 쌓아놓고 투자를 꺼리는 것은 금리 문제가 아니라 불확실성으로 자칫 손해를 볼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금리와 소비 문제를 보더라도 금리 인하가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에 숨통을 터줄 가능성과 이자를 받아 은퇴생활을 하는 고액 저축자의 소비 축소 염려가 충돌한다.

이처럼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추후 정작 금리정책을 펴야 할 상황이 왔을 때 쓸 수단만 고갈시킨다는 논리가 타당하다. 많은 정통 경제학자, 김 총재와 금통위원들도 이 이론에 동조하는 것 같다. 미국ㆍ일본처럼 기축통화가 아니어서 효과가 없다는 것은 돈을 푼다고 당장 원화 약세로 엔저에 대항할 수도 없고 특히 통화 잉여를 외국으로 빼낼 수단도 없어 인플레이션만 촉발한다는 뜻일 게다. 이 모든 걱정은 정통 금융이론서에 나와 있고 근거도 충실한 편이다.

여기에 현재 경기 상황이 바닥을 찧고 완만하나마 상승세에 있다는 게 한은 시각이다. 어느 모로 보나 금리 인하를 단행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게 김 총재의 상황 판단인 것 같다.

만약 김 총재가 그런 생각에 기울었다면 그는 교과서 밖으로 나와야 한다. 매일경제신문이 자체 조사한 바로는 4월 하순부터 ’소비절벽’ 현상이 새롭게 나타났다. 백화점 내구재 소비제품 골프장을 비롯한 오락 장소 등 상위 20% 소비력을 가진 계층이 지갑을 닫다시피 했다.

일본 엔저에 대응할 한국판 양적 완화를 조치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크게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는 홍콩 투자가들 지적은 더욱 현실적이다. KDI는 어제 한국 경제 상황이 다시 악화일로에 있다는 각종 지표들을 제시했다. 3월 중 설비투자(-6.6%)와 광공업생산(-2.6%) 등이 나쁘고 할인점 매출은 10.3%나 줄었다.

내일은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날이다. 매일경제는 금통위를 앞두고 의견 개진을 삼갔으나 한국이 처한 상황이 비상한 만큼 금통위도 비상한 생각으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얼마 전 유럽중앙은행(ECB)이 0.75%에서 0.5%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하루 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ECB는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ECB should cut its policy rate)’고 촉구하는 사설을 낸 바 있다.

1분기 지표를 종합하면 전 세계적으로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봄철 추락(spring swoon)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최근 EU 외에도 중국 인도 브라질 스위스 노르웨이 태국 필리핀 호주 등 숱한 나라들이 금리 인하 단안을 내렸다. 사실상 ’커런시 워’가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17조원 남짓한 추경의 국회 통과는 경기 부양과는 거리가 멀다. 원화 국제화가 안 돼 있으므로 통화 증가가 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판단도 좁은 생각이다. 영리한 투자자들은 현재도 국내에서 인플레이션 염려가 있다거나 투자 수익률이 낮다고 판단하면 외국 채권이나 주식형 펀드를 통해 얼마든지 돈을 빼내고 있다.

한은 판단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안전 위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일이다. 변곡점에 다다른 한국 경제는 잃어버린 10년의 어두운 터널로 서서히 빨려들어가 솥 안의 개구리 신세가 될 판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동원한 양적 완화도 처음엔 정통경제학자들에게 비웃음을 샀으나 6개월이 경과한 지금 평가는 어떤가.

내일 금리 결정에서 한국은행은 일반 대중이 보지 못하는 델포이의 신탁 같은 혜안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간 경과한 다음 그 결정이 경제 회복을 해친 것으로 판정되면 자신들 거취를 연계하는 용기도 함께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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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354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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