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미국 신학자 하비 콕스는 가면(假面) 파티의 기원을 15세기 중세 유럽에서 성행했던 ‘바보제(祭)’에서 찾는다. 이 축제는 평민이 마음껏 귀족들을 비웃고 놀려도 되는 행사였다. 주로 신년 초하루에 열렸으며 신학교 학생이나 하급 성직자들도 가면을 쓰고 주교나 신부를 조롱하고 교회를 비난했다. 심지어 대성전이나 궁전에서 열리는 예식을 평민들이 길거리에서 우스꽝스럽게 변형하기도 했다.

하비 콕스는 이런 축제가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주장했다. 상층민과 하층민 간 소통이 이런 축제를 통해 이뤄진다고 그는 보았다. 하지만 가톨릭에선 1431년 바젤 공의회에서 바보제를 금지했다. 옛날 조선시대 평민들이 탈을 쓰고 놀았던 양반춤 등도 비슷한 사회적 기능이 있었을 것이다.

정작 가면 파티가 번성한 곳은 15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였다. 해상도시 베네치아에는 선원이 많았다. 이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남아있는 주부들은 남자 여자로 나눠 가면을 쓰고 놀았다고 한다. 이후 귀족층에도 이런 가면 파티가 성행하면서 전 유럽으로 퍼졌다. 지금도 브라질 리우카니발이나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니발 등 주요 카니발에는 가면 파티가 꼭 열린다.

가면이라는 뜻의 라틴어는 페르소나(persona)다. 인격을 뜻하는 퍼스낼리티(personality)나 사람의 퍼슨(person)은 페르소나에서 유래했다. 인간은 얼굴 자체가 뭔가 숨기고 있는 가면이라는 의미다. 얼굴도 가면인데 여기에다 가면을 쓰면 오히려 내면에 숨겨져 있는 인간의 성욕이나 공격적 성향이 튀어나온다고 한다.

물론 가면 파티의 순기능도 있다. 억압된 본능과 욕구를 발산하는 카타르시스의 기능이다. 그런 카타르시스를 통해 다시 규율이 엄격한 일상 생활로 복귀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공격 본능을 폭발시키지 않도록 방지하는 안전장치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하지만 위선과 가식의 이중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가면을 쓰면 더욱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숨겨진 위선이 바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가면 파티에서 가면이 벗겨지면 그 사람의 운명은 다한 것과 마찬가지라고까지 말했다.

우리 사회 일부 고위층 인사들이 별장에서 가면 파티를 열고 섹스 파티를 열었다는 실로 부끄러운 사건이 연일 화제다. 이들은 전직 대통령이나 유명 배우의 가면을 쓰고 난교(亂交) 파티까지 즐겼다고 한다. 그들이 애써 숨겨왔던 위선이 가면을 통해 튀어나온 것에 불과하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기사 원문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32129721

 

V3를 멀리하고 케스퍼스키를 가까이하는게 이롭습니다.

http://blog.naver.com/hamchoromhi/70163416029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글쓴이
공지 자유게시판 2014.09.21 59137 [레벨:409]22대웹관리자_노천명
공지 중국 생활 안전 수칙 [4] 2013.03.16 83029 [레벨:352]20대회장_성유리
96 [무료Live] 공맵 2월 온라인 진로멘토링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신청(~2/8) 2023.02.06 2526 [레벨:259]공맵
95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 분수대] "끔찍해서 묻는다 사람은 과연 꽃보다 아름다운가" 2013.07.12 2525 [레벨:379]허진규1마력
94 2024년 대학입시 전략 ‘테스트 옵셔널’ 2023.08.09 2523 [레벨:259]공맵
93 [1마력의 1일 1사설] - [서울경제 - 백경논단] "추경예산 중장기 시각서 접근해야" 2013.04.22 2523 [레벨:379]허진규1마력
92 [무료Live] 공맵 2월 온라인 진로멘토링 '뉴욕주립대 알바니(SUNY-Albany)' 신청(~2/2) 2023.01.27 2522 [레벨:259]공맵
» [1마력의 1일 1사설] - [한국경제 - 천자칼럼] "가면(假面) 파티" 2013.03.22 2522 [레벨:379]허진규1마력
90 연령연구학(Aging studies) 전공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2023.04.04 2519 [레벨:259]공맵
89 국제학교 프리미엄 유학 교육 "AP 인기과목 전략집" 무료 배포 이벤트 2023.03.29 2518 [레벨:259]공맵
88 [무료Live] 공맵 2월 온라인 진로멘토링 '뉴욕주립대 알바니(SUNY-Albany)' 신청(~2/2) 2023.02.03 2516 [레벨:259]공맵
87 [무료Live] 공맵 2월 온라인 진로멘토링 '칭화대학교' 신청(~2/16) 2023.02.13 2515 [레벨:259]공맵
86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 분수대] "'신도림역 영숙이'는 지금쯤 결혼했을까?" 2013.05.10 2515 [레벨:379]허진규1마력
85 [무료Live] 공맵 온라인 진로멘토링 '나의 생생한 미국 유학기' 신청(~3/17) 2023.03.13 2514 [레벨:259]공맵
84 요즘 핫한 챗GPT, IB 에세이에도 쓸 수 있어요! 2023.03.07 2510 [레벨:259]공맵
83 [세계대학백과]다트머스 대학교 (Dartmouth College) 2023.01.09 2508 [레벨:259]공맵
82 [공맵] 2월 신규회원가입 특별 이벤트 2023.02.16 2508 [레벨:259]공맵
81 [무료상담 이벤트 진행중] 2023년 겨울 컨설팅펌 입사대비 Class 개강 안내 (1월 7일(토) 개강 예정) 2022.12.12 2506 [레벨:51]이커리어
80 Plan A 5기 회원 모집! file 2014.09.20 2505 [레벨:281]이상하
79 선배들의 조언에 <졸업하기도 전에 좋은 직장에 취직한 혹은 좋은 대학에서 석박진학한 02학번선배들부터 09학번후배들까지, 개인이 봐 온 그들의 공통점과 관련잡담 >올렸어요. 걍 심심해서요..... 2013.08.18 2502 [레벨:0]이정우
78 청춘 사진동아리<찰칵 7기회원 모집> 2015.09.22 2501 [레벨:21]이현재
77 [1마력의 1일 1사설] - [조선일보] "외국인 범죄 조직, 더 심각해지기 전에 뿌리 뽑아야" 2013.06.24 2501 [레벨:379]허진규1마력
76 드뎌 P&E전시회 시즌입니다! 카메라 좋아하는 분들 주목!! file 2013.04.11 2500 [레벨:0]이정우
75 [무료Live/선착순] 공맵 온라인 진로멘토링 '코넬Univ.' 신청(~1/19) 2023.01.18 2499 [레벨:259]공맵
74 오픈타이드 차이나 인턴 모집 2013.12.02 2495 [레벨:188]정세희
73 물리학의 거장, 오펜하이머가 나온 대학들은 어디일까? (2편) 2023.09.18 2493 [레벨:259]공맵
72 국제학교 프리미엄 유학 교육 공맵 가입하고 'AP 인기과목 전략 자료집' 받자! 2023.04.05 2493 [레벨:259]공맵
71 6월8일 4시45분 한국유학생에 대한 다큐<한유>가 人文社科图书馆 放映厅에서 방영됩니다. file 2013.06.04 2493 [레벨:0]이정우
70 [1마력의 1일 1사설] - [서울신문] "신문산업진흥특별법 더 머뭇거릴 이유없다" 2013.04.05 2493 [레벨:379]허진규1마력
69 [공맵] 2월 신규회원가입 특별 이벤트 2023.02.22 2492 [레벨:259]공맵
68 맨체스터 대학교 (University of Manchester) 2023.01.25 2491 [레벨:259]공맵
67 공맵 온라인 진로멘토링 '미국 유학의 모든 것' 무료live 신청(~3/24) 2023.03.24 2491 [레벨:259]공맵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