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Home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1마력 1일 1사설] - [중앙일보] "남대문 도깨비 시장 물려주고 싶지 않은 미제의 추억"

2013.04.15 08:46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미제라면 X도 좋다’던 시절, 남대문 시장은 별천지였다. 가끔 어머님 손에 끌려 도깨비 시장을 찾곤 했다. 지금의 남대문 수입상가다. 그땐 주로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들을 팔았다. 왜 도깨비일까. “진짜 도깨비가 있어요?” “그럼. 뭐든 있지.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도깨비 방망이처럼.” 아하, 그렇구나. 초콜릿, 땅콩 버터, 시레이션…. 정말 없는 게 없네. 어린 마음에 도깨비=미국이었다.

　그날 어머님은 거버 이유식 빈 병 두 개를 샀다. 80년 전통의 세계적 이유식 거버. 파란 눈의 갓난아이가 활짝 웃고 있는 그 거버다. 당시 주부들 사이에 거버 병은 도시락 반찬통으로 인기 절정이었다. 특히 김치를 싸는 데 유용했다. 한국 병은 어떻게 해도 국물이 샜다. 비닐로 싸고 고무줄로 몇 겹을 묶어도 결국 흘러나온 김치 국물이 책가방을 벌겋게 물들이기 일쑤였다. 거버 병은 달랐다. 최소 몇 달간은 국물 한 방울 안 샜다. 이런 완벽함이라니. 그래서 빈 병 하나에 몇 십원씩 하는구나. 단돈 10원이면 하루 종일 만화책을 볼 수 있던 시절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 미제는 완소품, 최고의 상징이었다.

　그 미제가 일본·독일에 밀리고 메이드 인 차이나로 대체된 지 수십 년, 다시 옛 영광을 꿈꾸고 있다. 밖으로 나갔던 공장들이 돌아오고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의 미국 생산이 속속 결정됐다. 구글은 연내 선보일 야심작, 안경형 컴퓨터 구글 글라스를 캘리포니아에서 만들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지난해 말엔 애플이 1억 달러를 들여 PC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옮겨오기로 했다. GE의 CEO 제프 이멜트는 켄터키에 새로 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 공장을 짓고 “아웃소싱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보스턴컨설팅 그룹은 ‘인소싱(Insourcing)’,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제조업 르네상스’라 부르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부활이다.

　미제의 부활은 과연 가능한가. 부쩍 낙관론이 늘고 있다. 근거는 첫째, 중국의 임금 상승이다. 2000년 미국의 평균 임금은 중국보다 22배 비쌌지만 2015년에는 4배 비싼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둘째, 오랜 경기 침체로 중국산 싼 물건보다 미국 내 일자리가 더 중요해졌다. 셋째, 최첨단 제품 생산엔 디자인과 기술이 중요하다. 본사와 생산지가 가까울수록 경쟁력이 높아진다.

　그래서일까. 일본 기업까지 요즘 아베노믹스를 빌미로 부랴부랴 U턴 중이다. 우리는 어떤가. 여전히 아웃소싱에 목말라 있다. 뒤틀린 노사관계, 긴장의 남북 대치, 정치권의 기업 때리기… 이유는 많다. 그래서 걱정이다. 이러다 또 후대에 도깨비 시장과 ‘미제의 추억’이나 물려주는 건 아닐까. ‘국산품 애용’이란 구호까지 덤으로.

이정재 논설위원·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기사 원문 -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3/04/15/10831575.html?cloc=olink|article|default

이 게시물을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글쓴이
공지	자유게시판	2014.09.21	55743	22대웹관리자_노천명
공지	중국 생활 안전 수칙 [4]	2013.03.16	78474	20대회장_성유리
186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 샴페인(UIUC)	2023.10.16	2503	공맵
185	삶에 지치신 분들께 [4]	2012.11.07	2504	정태호
184	총 1,500만원 상금★해커스 에세이&스피치 콘테스트!	2020.10.21	2504	고우
183	2023년 미국 의대 순위 및 필요 MCAT 점수	2023.10.06	2504	공맵
182	코넬 대학교 (Cornell University)	2023.09.07	2512	공맵
181	[1마력의 1일 1사설] - [조선일보] "한·중 정상 '북핵은 동북아 평화·안정 위협' 공동 인식"	2013.06.28	2513	허진규1마력
180	ip 접근 제한좀 풀어주세요~ [2]	2012.11.23	2515	컴공09민준
179	안녕하십니까,제 23대 한국유학생회를 이끌어갈 여발군 입니다.	2015.05.14	2515	제23대학생회장여발군
178	[무료Live] 공맵 2월 온라인 진로멘토링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신청(~2/24)	2023.02.20	2516	공맵
177	IC 카드 분실하신분. [1]	2014.05.13	2518	박정호
176	드래곤 플라이트’의 고득점 비법 [4]	2012.11.02	2521	이상효
175	文化素质讲座 [5]	2012.10.29	2522	이기쁨
174	여러분이 잘 모르는 大礼堂! 유일한 사진! [2]	2013.04.10	2523	이정우
173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멀쩡한 유방 절제하고 유방암 공포 극복한 앤젤리나 졸리의 선택"	2013.05.22	2524	허진규1마력
172	국제 공인 교육과정 IB란? (feat. 2023년 IB 시험일정)	2023.04.03	2524	공맵
171	혈액형 선호도 [6]	2012.11.20	2528	이상효
170	[1마력의 1일 1사설] - [서울경제신문 - 더블클릭] "신상털기"	2013.05.24	2528	허진규1마력
169	미국대입검정고시 GED(General Educational Development Test)	2023.03.23	2528	공맵
168	05학번 졸업생입니다. 성적증명서랑 졸업증명서(학위증명) 어떻게 띠어야 하나여 [2]	2014.05.03	2533	양윤정
167	[원익그룹] 2022년 원익그룹 9기 신입공채 (03/10(목) ~ 03/21(월))	2022.03.11	2542	NHR
166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 분수대] "6·25 경험자 760만 명 미경험자 4040만 명 그래서 역사교육이 필요하다" [1]	2013.06.25	2544	허진규1마력
165	공맵 유학 입시 클래스 수강하고 현금 캐시백까지 놓치지 마세요!	2023.03.08	2544	공맵
164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국민연금 지급보증, 국가부채 늘리지 말아야" [1]	2013.04.25	2547	허진규1마력
163	익명게시판에 관한 개인적 생각? [3]	2014.05.21	2547	정태호
162	11월 12일 청화미대에서 프리마켓을 엽니다 [12]	2012.11.07	2549	조영우
161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숭례문이 애원한다 다시는 작은 불씨 큰 화마로 키우지 말라고"	2013.05.06	2549	허진규1마력
160	[1마력의 1일 1사설] - [한국경제] "불공정 일삼는 인터넷 포털 규제 당연하다"	2013.07.05	2549	허진규1마력
159	꿀팁. 일반인 쉽게 따먹는 방법	2023.06.06	2559	이원성
158	[1마력의 1일 1사설] - [서울신문] "군필자 보상, ‘조윤선 해법’ 검토할 만하다"	2013.03.13	2562	허진규1마력
157	5월 메가박스 칭화대 학생만 할인! 보고있나 북대! ㅋㅋㅋ 아이언맨 3, 3D가 30원!!! [6]	2013.05.02	2562	이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