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덴아줌마’가 있었다. 미혼인데도 아이고 어른이고 다 그렇게 불렀다. 지금쯤 여든 가까운 할머니가 되셨을 것이다. 손재주가 좋아 자수를 기막히게 놓았다. “저 조막손으로 어떻게….”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솜씨였다. 바느질뿐이랴.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잘했고 입담도 구수했다. 어디서 다툼이라도 나면 조목조목 사리를 따져 잘잘못을 가려주었다. 부지런하고 싹싹해 홀몸이라도 살림살이가 궁하지 않았다.

 딱 하나 ‘덴’이 문제였다. 얼굴과 목 전체가 화상으로 벌겋게 일그러지고 뒤틀린 모습이었다. 처음 만난 아이들은 울음부터 터뜨렸다. 두 손도 성한 손가락이 드물었다. 10대 소녀 시절, 6·25전쟁 와중에 방공호에서 조금 일찍 나오는 바람에 폭격을 맞았다고 했다.

 내 또래 장년층이 어릴 때엔 덴아줌마처럼 마을마다 전쟁의 상처를 생생하게 안고 사는 이들이 있었다. 갈고리손 상이군인이 있었고, 전쟁 끝나고 10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무작정 기다리는 어미가 있었다. 장마철엔 야산에서 몸체가 드러난 불발탄을 두드리다 다치고 죽는 사고도 가끔씩 일어났다. 아직 흔했던 미군 탄약통은 썰매로, 군용 철모는 거름 푸는 용도로 요긴하게 쓰였다.

 무엇보다 6·25를 직접 겪은 부모세대로부터 듣는 전화(戰禍)의 참혹함에서 전쟁이 먼 나라 얘기가 아님을 실감했다. 공비에게 산으로 끌려가다 기지를 발휘해 탈출한 어머니, 38선을 넘다 몇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아버지. 국군이었던 친척어른은 “캄캄한 밤중에 정신없이 퇴각하다 보니 내가 인민군 대열을 따라 걷고 있더라”는 경험도 말한다.

   1953년 휴전 이후 올해까지 60년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보기 드문 전면전 없는 시기였다. 서양·일본이 섬을 비롯해 우리 영토를 침범하기 시작한 19세기 중반 이후를 돌아보라. 청일·러일 전쟁 때는 우리 영토·영해가 전쟁터였고, 일제시대의 중일전쟁·태평양전쟁도 우리 국민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겼다. 6·25는 말할 것도 없다. 그나마 북한이 저지른 무장공비 침투, 각종 테러에 이은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이 전면전도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교훈이자 경종(警鐘)이다. 지난 60년도 사실은 휴전에 불과했다.


 거안사위(居安思危)는 만고의 진리다. 북한이 ‘핵 불바다’ ‘제2 조선전쟁’ 협박을 해대자 카카오톡 등을 통해 전쟁 괴담이 빠르게 번진다고 한다. 전국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거나 포항 산불이 북한 소행일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나돌았다. 패닉 현상도 문제지만 전쟁 불감증이야말로 위험한 증세 아닐까. 불안은 전염성이 강하나 한 차례 파도를 넘기면 원인과 대응책을 냉정하게 따져보게 된다.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겐 차라리 괴담 소동이 약이 될지도 모른다.

노 재 현 논설위원·문화전문기자

[jaiken@joongang.co..kr]

기사 원문 -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3/03/12/10514690.html?cloc=olink|article|default


김정은 개새끼

http://blog.naver.com/hamchoromhi/70162114536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글쓴이
공지 자유게시판 2014.09.21 57782 [레벨:409]22대웹관리자_노천명
공지 중국 생활 안전 수칙 [4] 2013.03.16 81158 [레벨:352]20대회장_성유리
306 2024년 대학입시 전략 ‘테스트 옵셔널’ 2023.08.09 2464 [레벨:259]공맵
305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 분수대] "끔찍해서 묻는다 사람은 과연 꽃보다 아름다운가" 2013.07.12 2466 [레벨:379]허진규1마력
304 [1마력의 1일 1사설] - [한국경제 - 천자칼럼] "가면(假面) 파티" 2013.03.22 2471 [레벨:379]허진규1마력
303 연령연구학(Aging studies) 전공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2023.04.04 2474 [레벨:259]공맵
302 미래숲 12기 모집 2012.11.28 2475 [레벨:128]박선호
301 [1마력의 1일 1사설] - [매일경제] "北은 개성공단 문제 솔직화법으로 말하라 " 2013.05.21 2475 [레벨:379]허진규1마력
300 [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 자유광장 소통공감 서포터즈 5기 모집 (~1.26) 2014.01.09 2475 [레벨:1]김내일
299 이번 추석엔 취직과 석사관련 글 올립니다 (선배의 조언에) 2013.09.19 2476 [레벨:0]이정우
298 [무료Live] 공맵 2월 온라인 진로멘토링 '칭화대학교' 신청(~2/16) 2023.02.13 2476 [레벨:259]공맵
297 프린스턴 대학교 (Princeton University) 2023.01.28 2476 [레벨:259]공맵
296 [무료Live] 공맵 2월 온라인 진로멘토링 '뉴욕주립대 알바니(SUNY-Albany)' 신청(~2/2) 2023.02.03 2476 [레벨:259]공맵
295 국내 내신(GPA)으로 가는 미국 상위 주립대 입학 프로그램 2023.09.15 2477 [레벨:259]공맵
294 [무료Live] 공맵 2월 온라인 진로멘토링 '뉴욕주립대 알바니(SUNY-Albany)' 신청(~2/2) 2023.01.27 2480 [레벨:259]공맵
293 북경 대학교(Peking University) 2023.01.31 2483 [레벨:259]공맵
292 [설[D-1] 국내 내신(GPA)으로 가는 미국 상위 주립대 입학 프로그램 2023.09.21 2483 [레벨:259]공맵
291 [현대제철] 2022년(하) 현대제철 국내/해외 연구장학생 모집(09.26(월) ~ 10.11(화)) 2022.09.20 2484 [레벨:55]NHR
290 [1마력의 1일 1사설] - [중앙일보] "탄력 받는 한·중 FTA … 대내협상도 치밀해야" 2013.07.02 2486 [레벨:379]허진규1마력
289 [무료상담 이벤트 진행중] 2022년 가을 컨설팅펌 입사대비 Class 개강 안내 (10월 1일(토) 개강 예정) 2022.09.02 2486 [레벨:51]이커리어
288 Boombar 27日 28日 韩国之夜! file 2015.11.25 2487 [레벨:76]이예람
287 2013년 제 61-64기 경제학교실 수업안내 file 2013.09.25 2488 [레벨:29]임영빈
286 [공맵대학백과]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2023.01.07 2488 [레벨:259]공맵
285 [공맵 2차 설명회 D-3] 미국 유학은 왜 텍사스에서 시작해야할까? 2023.08.28 2488 [레벨:259]공맵
284 칭화월보 12월호 선배님 인터뷰 본문입니다 file 2012.12.23 2489 [레벨:352]20대회장_성유리
283 캠퍼스 에티켓 캠페인 UCC공모전 2013.04.03 2489 [레벨:266]20대홍보부장_서은진
282 [공맵 2차 설명회 D-1] 미국 유학은 왜 텍사스에서 시작해야할까? 2023.08.30 2489 [레벨:259]공맵
281 [공맵 3차 설명회] 국내 내신(GPA)으로 가는 미국 상위 주립대 입학 프로그램 2023.09.06 2489 [레벨:259]공맵
280 [1마력의 1일 1사설] - [조선일보] "軍 가산점제, '출산·육아 배려'와 같은 視角서 논의해야" 2013.06.14 2492 [레벨:379]허진규1마력
279 안녕하세요. 중,한 예능 프로그램 교육센터 입니다. 2016.01.27 2494 [레벨:0]바다
278 GPA 3.9는 좋은 성적일까? GPA 3.9로 갈 수 있는 대학 List 2023.09.22 2495 [레벨:259]공맵
277 [흥미로운 IT뉴스] (아주경제신문) SKT “中·日 방문 대한항공 고객에 로밍비 80%까지 할인” 2013.07.03 2497 [레벨:33]주정헌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