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9 09:13
북한이 남북 관계의 마지막 끈마저 단절시키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가 어제 개성공단을 둘러본 뒤 담화를 발표하고 북한 근로자들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 사업의 존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남한 당국의 태도에 따라 최종 폐쇄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것이다. 안타깝고 개탄스러운 일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의 이유로 댄 것은 남한의 “대결광신자”들이 “돈줄” “억류” “인질”을 언급하며 북한의 존엄(자존심)을 모독했다는 것이다. 또 개성공단에서 얻는 수입 때문에 북한이 공단을 폐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지만 ‘북한보다 남한이 더 큰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군사적 요충지를 내준 것은 큰 양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감정을 앞세워 개성공단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말했듯 개성공단은 ‘남북 관계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2004년 처음 남측 기업이 입주한 이래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북한 근로자 5만3000여 명이 남측 기업 123곳에서 일하고 있다. 남북 관계가 악화한 최근 몇 년 동안에도 개성공단 사업은 축소되지 않고 오히려 확대돼 왔다.
개성공단 폐쇄는 최근의 ‘긴장 높이기’ 공세에서 가장 강도가 높은 것이다. ‘천안함 사건’으로 정부가 ‘5·24 대북 제재’를 결정하면서도 개성공단은 제외했고 북한도 공단 통행을 잠시 제한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극단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남북 관계의 ‘마지막 연결고리’를 단절시킬 수 없다는 남북 양측 당국의 의지가 작용한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기사 원문 -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3/04/09/10776919.html?cloc=olink|article|default